해외 렌터카, '달러' 말고 '현지 통화'로 결제해야 하는 이유
해외 렌터카 결제 시 무심코 원화(KRW)나 달러(USD)를 선택했다가 나도 모르는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어요. 여행 경비를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 DCC의 함정을 피하고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꿀팁을 알려드립니다.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해외여행, 낯선 도시의 도로를 자유롭게 달리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죠. 저 역시 여행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렌터카를 즐겨 이용하는데요, 몇 년 전 이탈리아 여행에서 겪었던 아찔한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렌터카 데스크 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물었죠. "유로로 결제하시겠어요, 아니면 원화로 보여드릴까요?"
순간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다 원화로 청구될 텐데, 지금 얼마인지 바로 알 수 있는 원화가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무심코 "원화로 해주세요"라고 답했죠. 하지만 그 작은 선택이 불필요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저는 여행이 끝나고 카드 명세서를 받아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 해외 렌터카 결제 시 달러나 원화가 아닌 '현지 통화'를 고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볼까 합니다.
'원화 결제'의 유혹, DCC의 함정
해외에서 카드를 내밀었을 때 '자국 통화로 결제하시겠어요?'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이 편리해 보이는 서비스의 정식 명칭은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우리말로는 '동적 통화 변환' 또는 '자국 통화 결제'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결제 즉시 내가 얼마를 썼는지 원화로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무심코 이용하곤 하죠.
하지만 이 편리함의 뒷면에는 '수수료'라는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DCC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반적인 해외 결제 수수료 외에 추가로 5~10%에 달하는 높은 DCC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이 수수료는 현지 가맹점과 DCC 사업자가 나눠 갖는 구조로, 사실상 소비자는 불필요한 돈을 더 내게 되는 셈입니다. 렌터카 회사처럼 결제 금액 단위가 큰 곳에서는 이 수수료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겠죠.
더 큰 문제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DCC가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부 렌터카 예약 사이트나 현지 데스크에서는 고객에게 명확한 고지 없이 원화 결제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만약 결제 영수증에 현지 통화 금액과 함께 KRW(원화) 금액이 병기되어 있다면, DCC가 적용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럴 땐 망설이지 말고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정답은? 무조건 '현지 통화' 결제
결론부터 명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외에서 렌터카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무조건 그 나라의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DCC라는 비싼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가 현지 통화로 결제를 하면, 그 정보는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MasterCard) 같은 국제 카드사로 바로 넘어갑니다. 그러면 이 카드사들은 자신들의 규정에 따라 비교적 합리적인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 뒤, 우리 카드사에 청구합니다. 물론 이때 카드사가 부과하는 소정의 해외 이용 수수료(보통 1~2.5% 내외)가 붙지만, DCC 수수료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수준입니다.
정리하자면, DCC는 '높은 환전 수수료 + DCC 추가 수수료'의 이중 구조인 반면, 현지 통화 결제는 '국제 카드사 환율 + 비교적 낮은 해외 이용 수수료' 구조입니다. 어떤 것이 우리에게 유리할지는 명백하죠. "Local currency, please" 이 한마디가 당신의 여행 경비를 아껴줄 마법의 주문이 될 수 있습니다.

렌터카 결제,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현지 통화 결제 원칙 외에도, 해외 렌터카 이용 시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몇 가지 팁이 더 있습니다. 첫째, 해외 이용 수수료가 없거나 낮은 신용카드를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해외 결제에 특화된 카드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으니, 출국 전 잠시만 시간을 내어 찾아보면 생각보다 쏠쏠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둘째, 렌터카 보증금(Deposit)은 반드시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증금은 차량 반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예치금으로, 대부분의 렌터카 회사는 운전자 명의의 '신용카드'로만 결제를 받습니다. 체크카드나 현금은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한도와 유효기간이 넉넉한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챙겨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차량 인수 시점과 반납 시점의 차량 상태를 꼼꼼히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는 습관입니다. 혹시 모를 분쟁에 대비해 차량의 기존 흠집이나 상태를 증거로 남겨두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한, 최종 결제 영수증과 계약서 역시 꼼꼼히 확인하고, 여행이 끝날 때까지 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과 활력을 주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도 합니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결제 시스템은 자칫 즐거워야 할 여행에 찜찜한 기분을 남길 수 있죠. 하지만 오늘 함께 알아본 것처럼, '현지 통화 결제'라는 간단한 원칙 하나만 기억한다면 적어도 돈 때문에 속상할 일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다음 여행이 불필요한 지출 없이, 오직 즐거운 기억으로만 가득 채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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